제17포로수용소
KMDB영화 · 1956 · 12세관람가
감독: 빌리 와일더
영화는 포로수용소의 외형을 보여주는 샷으로 시작되며, 주인공의 주변인물 한 명이 내래이션을 통해 상황을 설명한다. 이런 도입부의 내레이션은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저런 설명 장면 없이 바로 영화의 중심으로 관객을 이끄는 데 무척 효과적인 것 같다. 수용소의 한 막사에서 두 명의 포로가 탈출을 계획한다. 면밀히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지만, 예상치 못했던 곳에 잠복해 있던 독일군에게 총세례를 받고 죽는다. 이 사건을 뒤로 여러 일들이 일어나면서 막사 안의 포로들은 자신들의 계획을 독일군이 미리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파이가 있음을 짐작한다. 그들은 '내부의 적'을 찾기 시작하는데, 가장 먼저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이 영화의 주인공인 세프톤(윌리엄 홀든)이다. 그는 포로수용소 안에서 '돈'을 버는 인물이다. 장사꾼의 기질이 다분한 그는 쥐들의 경주대회를 주관해 표값으로 돈을 챙기고, 망원경을 구해서 이웃한 소련군 여자포로들이 목욕하러 들어가는 장면을 볼 수 있게 한 뒤 동료들에게 돈을 받고 보여준다. 그가 몰래 감춰 둔 '백화점' 가방의 안을 들여다본 동료들은 그가 적과 내통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상황들이 세프톤을 스파이로 몰고 간다. 그는 변명하지만, 동료들은 악에 받쳐 누워있던 그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그럴수록 세프톤은 더 크게 반발한다. 그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말을 듣는 순간, 관객은 서서히 그가 범인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의 동료들은 그렇지 않다. 세프톤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스파이를 찾아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다가 무심코 보게 된 막사 내 전등의 위치 변화에 주목한다. 어떤 실마리를 찾은 세프톤은 결정적인 장면을 몰래 지켜보게 되고, 진짜 스파이가 누군지 알아낸다. 영화의 초반 등장부터 세프톤은 밉살스런 행동과 동료들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출처가 불분명한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남들 몰래 다른 곳에 출입하는 모습 등으로 동료들은 물론 관객까지 그를 스파이라고 의심하게끔 만든다. 그랬던 세프톤이 범행에 반발하면서 영화는 다시 급전환을 맞는다. 그리고는 또 한 명의 예상치 못했던 인물에게 초점을 맞춘다. 세프톤은 동료들의 의심을 한번에 불식시킬 만한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한다. 그리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상황의 전모를 고발한다. 영화는 다시 급물살을 탄다. 순간 영웅적인 모습으로 변신했던 세프톤은 특유의 기회주의적이고 현실주의적인 기질을 발휘하며 수용소 탈출을 감행한다. 누구보다도 수용소 안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했던 세프톤은 진짜 스파이를 이용해 자신의 탈출계획을 세운 것이다. 결국 그의 탈출은 멋지게 성공하고, 독일군 사령관은 자신이 심어놨던 스파이의 시체를 황당한 표정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세프톤의 탈출을 축하하듯 막사 안의 한 동료가 즐겁게 휘파람을 불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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