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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두렵지 않은 건달 아조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다. 발기부전은 그가 품은 컴플렉스이자 세상을 향한 분노와 폭력의 원천이다. 아조는 청부업을 하다 적으로 만나게 된 터프한 여인 이떵에게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이떵 역시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아조에게 끌리며 둘은 일사천리로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 각자를 따라다니는 과거의 망령은 이들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모래바람 날리는 사막에 칼을 찬 여자가 말을 탄다. 여자가 벤 남자의 머리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다. 몰리 수리아 감독은 아름다운 인도네시아 숨바섬의 풍광을 배경으로 가장 남성적인 장르를 비틀어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강인한 여성의 서부극 서사를 완성한다. 홀로 사는 말리나는 성폭행의 위협에 시달리고, 경찰과 공권력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방관하는 동안 그녀는 외로운 카우보이처럼 홀로 복수에 나선다. 사막의 길 위에서 말리나는 만삭인 친구, 친척 결혼식에 가는 아주머니와 소녀를 만나고, 이들이 말리나를 적극적으로 도우며 복수극 서사는 호쾌한 여성 연대의 이야기가 된다. 서부극을 아시아적으로, 또 여성주의적으로 재해석한 영화는 장르적 반전과 함께 황량한 사막의 풍광을 아름답게 포착한 시네마토그라피를 선보인다. (홍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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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과 함께 정치적 격랑에 휩싸인 인도네시아 자바의 한 순다족 마을. 나나(해피 살마)가 젖먹이를 안고 황급히 숲속을 도망친다. 남편은 전쟁 중 행방불명 되고 아버지는 토벌대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후 나이 많은 대지주와 재혼한 나나는 가정을 이루고 안락한 삶을 누리지만 과거의 상처는 밤마다 꿈에 나타나고 남편에게서는 다른 여자의 흔적이 느껴진다. 은밀한 고통에 신음하던 나나에게 미스터리한 푸줏간 여자 이노(라우라 바수키)가 다가오는데…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유능한 경관인 에르메스는 마약과의 전쟁이 시작되자 직업에서의 모순을 느끼게 된다. 하루에도 여러번 길거리에서 처단된 소위 “마약 범죄자”의 시신을 목도하며 스트레스성 피부염에 시달린다. 게다가 자주 집을 비운 사이 바람을 피게 된 아내와 자신의 동료 경찰을 폭행하기에 이른다. 또다른 남자 프리모는 복역중 뒷배를 봐주는 윗선에 의해 조기출소한다. 조울증과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과거를 청산하고자 하지만, 가장 자유를 만끽하는 순간에도 통제불능에 빠진다.

유독 보라색을 좋아하는 고3 유니는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시골 어느 집이나 그렇듯 넉넉지 않은 집안 살림에 원하는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장학금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에 드는 보라색 물건이 있으면 도둑질도 서슴지 않는 그녀는, 유일하게 어려워하는 과목인 문학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을 짝사랑하는 친구에게 시쓰기 숙제를 부탁하기도 한다. 얼굴도 예쁘장하고 성적도 곧잘 나오는 유니를 눈여겨보는 남자들은 학교 밖에도 많고, 그녀가 졸업하기도 전에 청혼을 하기 시작한다. 그녀 주변에는 이미 결혼한 친구들도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남자들의 청혼을 거절하자 작은 동네에는 안 좋은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7년 전 펜싱 시합 중 살인 혐의로 소년원에 수감됐던 형 즈한의 조기 출소 소식을 들은 고등학생 펜서 즈지에. 형의 결백을 믿는 즈지에와 달리 엄마는 형의 존재를 감추려고 한다. 대회를 앞두고 비밀리에 형과 훈련을 이어가던 중 그동안 믿어온 형의 모습이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진실과 마주한다.

나이지리아에서 머나먼 베트남으로 와서 축구선수로 뛰던 바슬리는 부상 이후 팀에서 방출되어 버린다. 하지만 돈을 부쳐줘야 하는 아내와 아들에게는 이런 사실을 터놓고 말할 수가 없다. 좁은 미용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같은 대도시의 하층 노동민들과 가까워진다. 하루 종일 벌룬을 만들지만 한 번도 타 본 적 없는 친구를 비롯하여 온갖 잡일과 장시간 노동에 지친 그들은 오래된 집에 모여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몸을 씻고, 손질한 음식을 함께 먹고, 잠자리를 같이 한다. 처음에는 그들만의 천국을 얻은 듯 했지만, 질투와 작은 균열들은 결국 서로의 관계와 보금자리 자체를 위협한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맴′이라는 여성의 젊은 시절과 노년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1960년대 젊은 날의 맴은 두 남자로부터 구애를 받는 매력적인 아가씨였다. 결국 냉혈하고 야심찬 군 장교와 결혼하게 되는 그녀.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서슬 퍼렇던 남편은 온종일 침상에 누워 누군가의 간호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본인도 늙고 많은 것을 잃어버렸지만 묵묵히 남편 곁을 지키는 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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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외계인이 입이 없는 남자를 데려가려 한다. 그의 삶과 기억은 뒤엉키게 되고 우여곡절을 겪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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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자들의 무덤이 되어주는 숲에는 땅에 묻힌 이들의 꿈이 각양각색의 원석이 되어 빛나고 있다. 땅에서 나는 원석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캐내는 한 어부가 어느 날 반쯤 묻혀 죽어가는 사람을 구해낸다. 어부는 말을 하지 못하는/않는 그에게 통차이라는 이름을 주고 돌보며, 물에서 ‘음’ 소리와 함께 호흡하는 법도 가르친다. 과연 어부는 원석의 소리를 듣는 것처럼 통차이가 내는 무언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일까? 난민이 죽고, 군대가 머물며, 소리 소문 없이 사람이 묻히고 있는 바닷가 마을의 숲에는 이루지 못한 꿈의 빛깔들이 내는 소리로 가득하고, 어둠이 깔렸을 때는 누구도 감히 그것을 확인하러 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다양한 원석들이 반짝이며 온 숲을 가득 채우고 우는 소리는 못다 이루고 죽어간 이들이 여전히 내뱉고 있는 호흡일지도 모른다. 원석에 이끌려 다가온다는 바다의 쥐가오리(만타 레이)만이 묻혀버린 자들의 좌절과 꿈의 실체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가와 확인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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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된 두테르테는 마약사범을 비롯해 경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는 초법적인 정책을 시행한다. 마닐라를 배경으로, 공권력이라는 미명 하에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폭력에 희생되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은 2년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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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맞이한 방콕의 사왓디 고등학교.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딴 아논(Arnold의 태국식 발음)은 학교의 ‘모범 학생’이 되어 교장 선생님의 총애를 받는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지상 목표인 이곳에서 검은 유혹의 손길이 다가오자 갈등하기 시작하는 아논. 한편 학교에서 일어난 체벌 사건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며 학생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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